이미지 크게보기진실 하나만…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은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13일 오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선규 선임기자 ufokim@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Y씨 통해 전달했다는 1억원
실제 전달·보고 여부가 초점

洪 “수사한다면 받겠다”밝혀

‘성완종 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지에 적시된 홍준표 경남지사를 첫 번째 수사대상으로 지목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경향신문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지난 2011년 6월쯤 홍 지사에게 현금 1억 원을 측근이자 경남기업 전 부사장 출신인 Y 씨를 통해 전달했다는 진술을 근거로 홍 지사와 Y 씨를 우선 조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홍 지사는 지난 9일 성 전 회장의 윗옷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에도 이름과 액수가 적시돼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확보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홍 지사가 돈을 전달받은 것으로 특정된 시점이 정치자금법상 공소시효(7년)가 유효하며 돈을 전달한 Y 씨의 실명을 성 전 회장이 직접 거론하고, Y 씨가 언론을 통해 이 주장을 적극 부인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수사대상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수사받아야 할 일이 있다면 수사받겠다”며 “아직 검찰에서 연락 온 일은 없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1억 원의 전달자로 지목된 Y 씨에 대해 “2010년 한나라당 대표경선 때 공보특보를 했고, 2011년(돈을 건넸다는 시점) 당 대표 경선 때는 직접 조직에 들어오지 않고 당시 한나라당 내 민주계 사람들을 상대로 전국적으로 뛰어다니며 선거운동을 해줬다”며 “나중에 수사를 하면 내용이 다 나오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검찰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에게 2억 원을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공소시효 범위 내에 있는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다음 액수와 시점이 메모지에 적시된 김기춘·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민·박영수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