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근거조차 없는 시마네현 고시 내세워 “1905년 독도편입” 기술
“日, 센카쿠와 연계해서 독도 강경 대응”분석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영토 도발·과거사 왜곡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6일 일본 정부가 검정 승인하는 중학교 교과서에는 독도와 관련, 지난 2008년 ‘양국 간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도발로 시작해 올해에는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는 등 치밀한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이번 교과서 개정에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영토 도발에 ‘1905년 독도 편입’이라는 과거사 왜곡까지 접목하는 술수를 처음 동원하고 있다는 평가다. 공민·지리 교과서 등 독도 영유권을 기술했던 기존 사회과목 교과서 외에 역사 교과서에 처음으로 독도 영유권 주장과 함께 잘못된 역사 사실까지 담은 것은 아베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영토교육 강화와 역사교과서 ‘개선’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복수의 교과서가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표현을 담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교과서 제작 지침이 되는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명기하도록 하고, 중학교 역사에도 일본이 국제법상 정당한 근거에 기반을 두고 독도를 정식으로 영토에 편입한 경위를 언급할 것을 명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이 주장하는 국제법상 정당한 근거는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방적으로 일본 영토로 편입시킨 ‘시마네(島根)현 고시 40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시마네현이 1905년 2월 22일 내부 회람용이란 도장을 찍어 고시했지만 출처를 알 수 없는 회람본이라는 것이 역사학자들의 주장이다.

일본의 독도 관련 교과서 도발은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일로로 치닫고 있다. 2008년도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개정하면서 ‘한국과 일본 간 독도에 대한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취급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2010년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5종이 모두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고, 이듬해 2011년 중학교 검정 교과서 17종 가운데 14종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다. 2012년도에는 검정을 통과한 고교 1차 연도 사회과 교과서 검정결과 39종 가운데 21종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다. 이어 지난해 1월 17일 근·현대사와 관련한 일본 정부의 통일된 견해를 기술하도록 검정기준이 개정되고 이어 같은 달 28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 주장이 명시됐다. 같은 해 검정을 통과한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 전체가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독도 문제를 크게 부각하지 않으려 하지만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 등 영토문제의 강경 대응 기조에 따라 독도 문제도 포함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동안 일본이 교과서 등을 통해 교묘하게 도발 수위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낮아 보인다.

한편 이번 중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내용은 현행 교과서 내용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일부 교과서의 경우 1993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표한 고노(河野)담화도 소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