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발전 여부 등 여러상황 종합적 검토”
개성공단 임금문제 등 함께 고려할 현안 많아

통일부가 민간단체들이 추진 중인 ‘6·15공동선언 15주년 공동행사’ 개최 승인 여부를 놓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2일 전해지면서 그 실현 여부와 함께 이것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중순 취임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통일준비위원회가 제안한 ‘광복 70년 남북 공동행사 개최’를 추진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전기를 어떻게 마련할지 주목받고 있다.

통일부는 ‘정치색이 짙은 행사’라는 부담감 속에서 ‘남북관계 회복의 기회’라는 판단이 혼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행사를 불허했다가는 오랜만에 찾아온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1일 북측위원회 및 해외측위원회와 함께 오는 6월 15일 서울에서 관련 행사 개최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남북한 당국의 협조와 배려를 요청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지금 뭘 하겠다 안 하겠다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고민을 해서 필요할 때 정부 입장을 밝히겠다”면서 “앞으로 좀 더 보고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승인할 경우 지게 될 정치적 부담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남북관계 교착에서 오는 부담 사이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통일부 내부의 분위기는 좀 더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6·15 공동행사와 관련해 아직 정부에 협의나 신청이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 “추후 신청이 들어오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승인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만에 하나 통일부가 이 행사를 승인한다면 이는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으로 나온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관련 공동행사 개최를 불허했던 입장을 5년 만에 바꾸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6·15공동선언 남북 공동행사를 허용하는 것은 남북관계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는 또 ‘광복 7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 개최’로 이어지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홍 장관에게는 고려해야 할 현안이 여럿이라는 지적이 많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임금인상 문제, 북이 억류하고 있는 국민들 석방 문제, 한국에 개소될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둘러싼 북측의 위협 등이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현안은 홍 장관이 신임 통일부 수장으로서 원칙에 입각하면서도 실질적 해결책을 찾아야 할 과제들”이라고 밝혔다.

신보영·정철순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