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특위서 ‘원 트랙’ 논의
“관계자 동의 받는 개혁 없어”
시간끌기 野·努에 최후통첩

새누리당이 1일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협의기구가 지지부진할 경우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차원에서 개혁안 처리를 추진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실무기구와 국회 특위의 ‘투 트랙’ 논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국회만의 ‘원 트랙’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공무원노조와 연대해 계속해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지연시킨다면 향후 논의에서 노조를 배제할 수도 있다는 공개 경고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 데 이어 여당이 배수진을 치고 야당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일제히 공무원연금 개혁 실무협의기구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야당 지도부와 공무원노조의 결단을 압박했다. 단지 말로만 촉구하는 게 아니었다. 유 원내대표는 99일 동안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를 오는 6일부터 재가동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실무기구가 협의되지 않으면 특위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계속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의 주호영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이해관계자(공무원노조 등)의 동의를 일일이 받아서 하는 개혁이 어디 있느냐”며 더 이상 개혁안 처리를 미루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입법권을 쥐고 있는 국회 차원에서 문제를 풀겠다는 의미다.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이 같은 언급은 야당과 공무원노조를 향한 여당의 최후통첩 성격을 띤다. ‘구조개혁’ 방침에서 ‘모수개혁’으로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실무협의기구 구성 요청까지 수용한 만큼 더 내줄 게 없다는 얘기다.

청와대도 전날에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 무산 시 발생하는 막대한 국민적 피해를 강조하면서 다시 한번 여야와 공무원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4월 경제정책 월례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3차례의 공무원연금 개혁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는 바람에 (공무원연금 재정 적자 보전을 위해) 현재 하루에 80억 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수석은 “우리 국민을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해 이번만큼은 꼭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뤄야 한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해 대타협을 이뤄달라”고 말했다.

오남석·이화종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