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페퍼’등 줄줄이 인하
수익성 악화 따른 선제 조치
고객들 투자처 못 찾아 고민

은행의 예대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2∼3%대 금리를 유지하던 저축은행의 일부 정기예금 금리가 1%대로 주저앉았다.

역마진 우려가 커진 탓에 은행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평균 금리 1%대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돈 맡길 곳’을 잃은 고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33%로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시점의 2.48%와 비교하면 20일 사이에 0.15%포인트의 금리가 떨어졌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하루가 멀다고 0.01∼0.02%포인트씩 떨어지는 추세다. 이러한 지속적인 예금금리 인하 추세 속에 최근에는 1% 예금금리 상품까지 등장했다. 19일까지만 해도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중에 2% 미만의 상품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조은저축은행이 20일 상품금리를 1.9%로 내린 뒤 연이어 다른 저축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낮추기 시작했다. 이날 기준, 조은저축은행을 비롯해 삼보·한신 저축은행이 금리를 1.9%로 내렸고 페퍼저축은행은 1.8%까지 상품금리를 내렸다. 저축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중소기업대출 등 주요 수익원을 시중은행에 내준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예금은 몰리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민감하게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듯, 저축은행도 금리 조정을 하지 않고는 수익을 방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돈 맡길 곳이 없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낸다. 비단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예대마진 악화로 제2금융권 전반에 금리 인하 추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비은행금융기관(제2금융권)의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는 신용협동조합·상호금융 0.06%포인트, 새마을금고 0.04%포인트 하락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