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與 “구조개혁 포기해도 수지균형 반드시 지켜낼 것”

30일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 구성을 하고 야당 및 공무원노조 측과 단일안 도출을 위해 나선 정부·여당은 “우리가 강조해온 국민연금과의 장기적 통합이라는 구조개혁 목표를 포기하는 대신 수지균형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김용하(금융보험학) 순천향대 교수가 제시한 ‘수지균형 비율’인 기여율 10%, 지급률 1.65%의 숫자 가운데 지급률은 0.01%도 조정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야당과 공무원노조는 “현행 제도로도 노후 보장이 안 된다”며 현행 지급률 1.9%까지는 안 되더라도 1.65%에서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협상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원래 제시했던 구조개혁의 틀을 내려놓더라도 재정 절감에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무원연금 국민 대타협기구 위원으로서 실무총괄 역할을 하고 있는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기여율 10%, 지급률 1.65%라면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 구조개혁의 큰 정신을 내려놓은 대신에 재정 절감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이 지급률 1.65% 고수 입장을 강조하는 것은 대단히 미세한 숫자 조정만으로도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급률 0.01%당 연도별 총 재정 부담(정부와 공무원이 1 대 1로 매칭하는 부담금+현재 수급자의 적자를 메워주는 보전금+퇴직수당)은 600억∼2000억 원까지 차이가 생긴다. 이 경우 내년부터 2085년까지 70년 동안의 누적 총 재정 부담은 10조∼11조 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지급률 1.65%에서 0.1%포인트를 올려 1.75%로 합의한다면 원래의 구상보다 100조 원 이상의 재정 부담이 생기는 셈이다.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의 무게중심은 확실히 ‘김태일 안’에서 ‘김용하 안’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용하 안의 기본 구조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안대로 ‘중층 구조’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야당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동시에 수지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는 여당의 명분도 살려줄 수 있는 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공무원노조에서는 연금의)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더 내겠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재정적 측면에서 보면 어려움이 있다”며 “그 부분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인데 야당이 (조정)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여당-공무원노조의 입장 조율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