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자금 유용 의혹도… 검찰 수사 ‘투 트랙’으로 진행

검찰이 경남기업 수사와 관련해 460억 원에 달하는 해외자원개발 지원금 유용 의혹에 이어 납품단가 부풀리기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경남기업에 지원된 성공불(成功拂)융자금 등 해외자원개발 지원금 용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부인 명의의 회사를 동원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까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금융당국과 경남기업 채권단으로부터 이 회사의 유동성 확보와 관련된 회계·재무 자료를 넘겨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성공불융자금 등 정부 지원자금이 목적과 다른 곳에 사용됐는지 조사하는 한편, 이 자금이 자원개발이 아닌 경남기업의 회생을 위한 조치에 쓰였는지에 대해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경남기업이 하청업체들로부터 납품단가를 부풀려 차액을 되돌려 받는 방법으로 150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경남기업의 자금 흐름 전반을 보고 있다”며 “대주주의 부외자금 조성도 수사의 중요한 흐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부인이 소유한 건축자재업체인 C사의 자금흐름 상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사가 경남기업으로부터 사업 물량을 발주 받아 시행하는 과정에서 재하청업체들에게 납품단가를 부풀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주 경남기업 회계담당 직원들까지 불러 성공불융자금의 용처와 함께 경남기업이 2013년 3차 워크아웃 결정 과정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어떤 조치들을 취했는지에 대해서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 측도 검찰이 성공불융자금의 용처뿐만 아니라 회사 자금 상황 전반에 대해 물어봤다고 밝혔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성 회장의 부인을 불러 조사한 뒤 최종적으로 성 회장을 소환해 해외자원개발 지원금 용처 및 기업의 퇴출저지를 위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