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본래 김영란법과 달라
여야는 서둘러 개정에 나서야”

최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전후로 위헌 및 언론의 자유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의 해법과 관련, 당·정·청은 결국 법 재개정보다는 대통령 시행령을 통한 보완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6일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이완구 국무총리는 “어떤 경우에도 언론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다”면서도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은 이른 시일 내에 정부 내 관련 부처 관계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 총리는 김영란법에 언론인 등 민간인을 포함시킨 점이 과연 국가 청렴도를 높이는 것인지, 또 법의 형평성과 실효성은 있는 것인지 근본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일하던 지난 1월 2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여당 원내대표로서 부담스럽긴 하지만 (정무위의 김영란법 수정안에 언론인이 포함된 데 대해) 이의제기를 하겠다”면서 법제사법위원회 통과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이 총리는 당시 이상민 법사위원장과 접촉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기도 했다.

현재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김영란법의 심각한 위헌성 문제를 우려하면서도 즉각적인 개정보다는 대통령 시행령으로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거나 헌법소원 심판청구 결과를 통해 김영란법 자체의 문제점들을 해소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법안을 통과시키자마자 곧바로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조속한 법 통과를 추진한 여야 지도부가 자신들의 실책을 인정하고 재개정에 나설 리가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현우(정치학) 서강대 교수는 “최근 통과된 김영란법은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이 생각했던 김영란법과 전혀 다른 법률”이라고 규정한 뒤, “그럼에도 의원들과 국민들이 김영란법을 지지한 것은 민주주의의 모순”이라며 “여야는 서둘러 김영란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만용·정철순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