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이나 인터넷 사이비 언론의 폐해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제정 과정에서 언론인 등 민간 영역을 포함시키는 명분이 된 것과 관련,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은 “사이비 언론의 문제는 김영란법으로 해결할 게 아니라 별도의 민간 자율 대책이나 현행 법 집행 강화를 통해 극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버 언론을 굳이 법으로 다스리고자 할 경우, 김영란법은 공직자에 국한하고, 별개의 법안을 만드는 분리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김학수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6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립학교와 언론이 김영란법에 포함된 것은 사이비 언론 등이 부패 실마리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언론이 성찰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제4부인 언론은 본질적으로 공적 영역으로 치부하는 것보다 사적 영역에 남아있을 때 공직 감시 등 사회 정화기능을 더 충실히 수행해 공공의 이익에 더 부합하기 때문에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이버 언론 문제는 현행 법률의 사기공갈죄 등을 더 엄격히 적용하는 등 미디어단체 차원의 자율 대책을 더 강화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부교수 역시 “사이비 언론 잡겠다고 고위공직자 부패 처벌을 위한 김영란법에 언론을 포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크다”며 “사이비 언론 규제와 정화를 명분으로 안이하게 김영란법을 언론에 적용했다간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크므로 기존의 다양한 언론 관련 법률로 규제하면 되며, 새 법으로 이중 규제하면 언론 자유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사이비 언론 행태와 달리 지금은 생존 경쟁을 위해 사이비 인터넷 매체 등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며 “언론 자유는 보장돼야겠지만 일부 인터넷과 지방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강하게 요구할 수 있는 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언론인이 포함된 데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이상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방 기준으로 볼 때 제일 부정청탁을 많이 하는 데가 언론사”라며 지방 부패언론 등을 이유로 언론인도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것도 작용을 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