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에서 어린이집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온·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표결에 반대·기권한 의원들의 명단을 공유하며 낙선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

5일 다음 아고라에는 ‘징비록’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이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낙선시키고 심판하자”며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반대·기권한 여야 의원 명단을 올리고 1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회원 수가 228만 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학부모 카페 ‘맘스홀릭베이비’에서는 ‘검사사랑(youn****)’이란 아이디의 회원이 반대·기권표를 던진 의원 명단을 공개하며 “반대표 의원들에게 전화 폭탄을 돌리자”며 “우리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회원 수 273만 명인 학부모 커뮤니티 ‘레몬테라스’에서도 아이디 ‘ra_t****’을 쓰는 회원은 “출석을 하지 않은 의원이 124명이나 된다. 세금도둑이 많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법이라는 게 상대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인데 누가 봐도 약자인 아이들이 아닌 어린이집과 교사의 편을 들어준 국회가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일부 네티즌은 “반대하고 기권한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뒷돈을 받은 것이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일 회원 수 1만4000여 명의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자발적 시민 모임 ‘하늘소풍’은 성명을 내고 “CCTV는 학대를 당해도 제대로 말도 못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CCTV 법안에 반대한 의원들 낙선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학부모를 중심으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여야는 4월 임시국회에서 영유아보육법 개정을 재추진할 것이며, 이를 위한 충분한 찬반 토론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