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대체지출 비중 낮아 국민연금 등 미성숙 초래”
복지 구조조정 필요성 시사

복지와 증세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복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7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8개국 사회복지지출 비교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복지 지출 중 국민연금 수준은 상대적으로 미흡하고, 기초생활보장이나 누리예산 등 무상복지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해 OECD 주요 8개국의 복지 지출 비율을 소득대체지출(국민연금, 장애인·아동수당, 기초연금, 학자금 보조 등), 빈곤완화지출(기초생활보장 등), 보건의료지출(건강보험 등), 사회서비스지출(누리예산·무상급식 등)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비교했다.

비교 결과, 국민연금 등 소득대체지출은 전체 복지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격하게 낮았다.

각 국가별 사회복지 지출을 100%로 놓고 계산했을 때 한국의 소득대체지출 비중은 35.2%로 비교 대상 국가들 중 최저를 기록했다. 선진국 중 복지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48.2%)과 비교해서도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났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한국의 소득대체지출 비중이 가장 낮아 국민연금 등 소득보장제도가 미성숙하게 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초생활보장이나 누리예산·무상급식과 같은 사회서비스지출의 복지 지출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빈곤완화지출 비율은 한국이 16.1%로 스웨덴(16.3%)에 이어 전체 2위를 기록했고, 사회서비스지출 비중도 한국은 9.5%로 스웨덴(19.3%), 일본(10.4%)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빈곤완화지출에 대해서는 “급여제공의 적정성 확보가 요구된다”고 했고, 사회서비스지출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는 누리예산 및 무상급식, 기초생활보장 등 무상 복지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은 보건의료지출 비중이 39.0%로 비교국가 중 유일하게 소득대체지출 비중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국회입법조사처는 “민간중심의 보건의료서비스 전달체계가 효율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