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은 하루 평균 9시간을 환자 간호에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은 배우자가 가장 많고, 다음은 딸-아들-며느리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6∼8월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 1395명을 무작위 추출해 면접 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24일 밝혔다. 서울 재가(在家) 치매 노인 중 여성(66.1%)이 남성(33.9%)보다 많았고 환자의 평균 연령은 80.8세였다. 치매 노인을 주로 돌보는 가족은 배우자가 39.0%로 가장 많았고 이어 딸(23.6%), 아들(14.6%), 며느리(12.9%) 순이었다. 이 중 55%가 교대할 사람 없이 혼자 치매 노인을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족이 치매 노인을 간호하는 데 하루 평균 9시간을 소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52%는 월평균 가구 소득 대비 간호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환자가 배우자 외 가족과 사는 경우는 전체의 34.6%, 배우자와 사는 경우는 30.5%, 배우자·다른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는 19.4%, 혼자 사는 경우는 13.8%로 나타났다.

중증도별로는 경도 치매 환자가 44.5%로 가장 많았고 중증도 20.7%, 최경도 19.5%, 중증 15.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60.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치매 가족의 많은 수가 환자를 돌보려고 직장을 그만두는 등 사회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경제적 어려움과 우울증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의 35.4%는 본인의 건강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환자가 행복해하면 기쁘다’란 항목과 ‘환자를 시설에 보내지 않고 끝까지 돌보고 싶다’는 항목에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