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정치·대선 개입 혐의에 대한 최종적인 법률적 판단은 오는 7, 8월쯤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안팎에서는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 가능성도 거론된다.

10일 대법원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이나 검찰이 상고장을 제출하면, 2월 말쯤 사건이 대법원에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 사건이 배당되고, 상고이유서가 제출되면 주심 대법관이 정해진다. 원 전 원장이 2심에서 법정 구속됐기 때문에, 구속 피고인 사건에 대한 통상적 절차 따라 늦어도 8월 초까지는 대법원이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원 전 원장 사건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부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1심과 2심의 결론이 완전히 다르고, 기소 단계에서 주요 검찰 관계자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릴 정도로 쟁점이 많은 사건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에서도 소부 구성 대법관들 사이에서 의견 일치가 되지 않으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증거 채택과 사건의 본질 판단에 이르기까지 판단이 쉽지 않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개인비리로 1년 2월의 형을 살다 출소한 뒤 5개월여 만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된 원 전 원장은 10일 변호인을 접견하는 등 본격적인 상고심 공방을 준비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전날 법정 구속되기에 앞서 “저로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법정 구속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에게 “재판 후 짧게 한마디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