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단체 이름만 바꿔 활동”
“범죄단체와 민주국가 질서
논리적으로 양립될 수 없어”
“범죄단체해산법 입법 시급”

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단체를 해산할 수 있도록 입법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정책토론회가 10일 국회에서 열렸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실과 자유민주연구원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한 ‘범죄단체해산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적단체를 포함해 범죄단체로 법원의 판결을 받은 경우 결사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날 사전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건국 이후 현재까지 법원에서 반국가단체 또는 이적단체로 판결을 받은 단체는 모두 68개인데 이 중 10여 개가 현재도 활동하고 있다”며 “그중 6개 단체는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특히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은 국회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2개 단체는 이름만 바꾼 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심 의원은 지난 2013년 ‘범죄단체 해산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최대권(법학) 서울대 명예교수는 “주동이 되었던 구성원들이 국가보안법 등의 처벌을 받고 복역 후 또는 사면 복권된 후에도 계속해서 그 (범죄)단체를 이끌며 활동하고 있는 사례들까지 보면서 너그럽게 그리고 한가하게 관용을 논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며 “범죄단체와 민주(국가)질서는 논리적으로 양립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문에서 “결사의 자유를 오·남용한 것에 대해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며 “정당이나 회사, 노동조합 등이 해산될 수 있는데 일반결사는 해산될 수 없다는 주장은 법체계상의 모순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범죄단체 등의 현실적 문제상황을 보면 그 시급성은 결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보다 덜하다 할 수 없다”면서도 “철저하게 검토하고,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서 합의를 이룸으로써 확고한 정당성의 기반을 마련했을 때 시행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오해나 마찰도 최소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발제문에서 “반국가단체와 이적단체의 문제는 대한민국 수립 이후 지난 68년간 지속된 한국현대사의 만성적인 폐해이자 악이었으나 그동안 방치된 사안”이라며 “대한민국의 안보상황을 위해 꼭 필요한 법으로 통과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