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창원·대구·청주·원주…
청약경쟁률 100대1 넘는 곳 많고
일부서는 투기단속반 가동하기도

기업도시 · 경제자유구역 조성 등
가격상승 전망에 초저금리 효과도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2월 도심 재개발 아파트인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지 아이파크’ 본보기집이 개소한 이후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2월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역 유림 노르웨이 숲’ 아파트 본보기집이 문을 열자 청약 문의 등을 하러 온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유림 E&C 제공

전국 지방 곳곳에서 아파트 분양 열기를 중심으로 부동산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부동산 활황세는 예전과 달리 남부지역에서 시작돼 서울·수도권으로 북상하는, 다소 특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완판(완전판매)이 되는가 하면 일부 인기 지역에선 청약경쟁률이 100대1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는 초저금리에다 정부 부동산 활성화 정책, 선호지역 재건축·재개발 열기, 적정한 공급가격에 대한 향후 상승 기대감 등 여러 가지 호재가 한꺼번에 작용한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월 부산에서 분양한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달맞이 유림 노르웨이 숲’ 아파트 분양사무실에서 청약자들이 신청 서류를 내고 있다. 유림 E&C 제공

9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유림 노르웨이 숲’ 아파트(일반분양분 152가구)에 1만123명이 청약해 67대1을 기록했다. 이러한 열기는 분양 설명회에서부터 감지됐다. 분양 설명회는 청약자들로 장사진을 이뤘고 1순위에서 일찌감치 청약이 마감돼 9일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와 부산 금정구 장전동 ‘래미안 장전’에도 각각 12만7000여 명, 14만여 명 등이 몰려 평균 경쟁률 47.6대1, 116.1대1을 기록했다. 인기 평형대는 벌써부터 500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이 아파트들은 위치가 좋은 재건축·재개발 지역으로 주거 환경, 교통, 교육여건 등이 모두 우수해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남 창원에서도 도심 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청약 열기가 뜨거워 지난 1월 2일 당첨자가 발표된 ‘창원 용지 아이파크’의 경우 평균 청약 경쟁률이 126대1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3.3㎡당 1420만7000원의 경남 도내 사상 최고 분양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가음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창원 더샵 센트럴파크’도 80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광주에선 처음으로 분양가가 3.3㎡당 1000만 원을 넘긴 남구 제일풍경채(1030만 원)가 청약경쟁률이 평균 70.4대1을 기록했다. 이 같은 열기 탓에 광주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5년 전 5634가구에서 현재 172가구로 급감했다. 부산에서도 약 2만 가구에서 현재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북구 ‘울산 드림 인 시티 에일린의 뜰’(1275가구)을 비롯, ‘힐스테이트 강동’ 등 하반기에 분양된 10여 개 아파트가 최고 경쟁률 72.1대1로 완판되면서 분양 직후부터 1500만∼3000여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대구시는 지난 1월 분양한 ‘협성휴포레’, ‘유림 노르웨이 숲’ 등이 최고 106대1의 경쟁률로 열기가 달아오르자 투기 관련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상설 단속반을 가동하기도 했다. 강원 원주시의 경우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조성으로 전국에서 투자자가 몰리면서 ‘광풍’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를 공급한 결과 49필지에 평균 경쟁률 245대1을 기록했다.

인천에선 임대 아파트를 제외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모든 미분양 아파트가 부동산투자이민제 투자 대상에 포함되면서 인천 송도·청라국제도시, 영종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아파트에 훈풍이 불고 있는 상태다. 부산시 관계자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는 그동안 부동산 거품이 별로 끼지 않은 상태에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어 아파트 미분양 감소율, 청약통장 가입자 수, 부동산 거래율 등 모든 부동산 지표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 김기현·창원 = 박영수 기자 ant735@munhwa.com ·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