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피부에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하얀 얼룩이 생기는 백반증은 현대의학으로도 아직 완치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따라서 발병 시에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고, 이후에도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식이요법도 그래서 필요하다. 최근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실시한 임상연구 결과에서 비타민과 엽산 등을 보충해 주는 항산화요법의 시행을 통해 백반증 환자의 치료 및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비타민뿐만이 아니다. 백반증이 면역력과 무관치 않은 질환이기 때문에 몸의 신진대사를 돕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각종 미네랄 성분도 충분히 섭취해 줘야 한다. 최근 건강식으로 부상하고 있는 캐슈너트가 백반증에도 좋은 효능을 보일 수 있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왔다.

캐슈너트는 인도나 브라질, 탄자니아 등에서 생산되는 견과류로 크기는 땅콩과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은 바나나를 연상시킨다. 옻나무과에 속하는 캐슈 나무의 열매라고 한다.

캐슈너트에는 피부에 좋은 지방산과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특히 캐슈너트에 많이 들어있는 구리는 백반증과 연관 지어 눈여겨볼 성분이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는 활성산소가 체내에 많으면 제대로 피부에서 합성되지 못한다. 그런데 구리는 그 같은 활성산소 제거를 돕고, 멜라닌 색소의 합성을 돕는다. 구리는 망간과 타이로신(아미노산)과 함께 피부에 멜라닌 색소를 침착시킨다. 또한 구리는 아연, 비타민C와 함께 피부에 탄력을 주는 엘라스틴 생성도 촉진한다. 엘라스틴은 콜라겐과 함께 피부 결합조직에 존재하는 단백질 섬유다.

구리는 철과 함께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따라서 결핍되면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활성화에 기여하며, 대뇌 안에서 중추신경 계통의 완전성이 유지되도록 한다. 세포에서 면역 기능을 발휘하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 때문에 결핍 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류머티즘 관절염,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학적 장애, 심혈관의 이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구리는 캐슈너트 외에도 굴이나 케일, 버섯, 해바라기씨에도 많이 들어있다. 캐슈너트의 경우 100g당 함량이 2.22㎎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고시한 하루 권장량(0.8㎎)을 훨씬 넘어선다.

캐슈너트에는 백반증과 관련해 효능을 인정받은 엽산 함량도 비교적 높다. 캐슈너트 100g에는 엽산 63㎍이 들어있다. 엽산은 치매를 예방해 주고, 임산부와 태아에게 유익하게 작용하는 비타민이다. 성인 1인 엽산 권장 섭취량은 400㎍이다. 캐슈너트에는 그 외에도 망간, 칼륨, 철, 마그네슘, 아연, 셀레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이 같은 미네랄 성분들은 신진대사를 도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준다. 캐슈너트에 함유된 셀레늄과 마그네슘 등 미량 영양소는 신체 조직의 노화와 변성을 막는 성분으로 유명하다.

또 캐슈너트의 비타민B 복합군 역시 백반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성분들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비타민B1, 비타민B2, 니아신, 비타민B6, 판토텐산 등 비타민B 복합군이 백반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캐슈너트의 불포화지방 역시 항산화 효과를 지녔기 때문에 백반증 치유에 한몫한다. 불포화지방이 두뇌 성장 발달, 피부 미용,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 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불포화지방 중에도 캐슈너트에 풍부한 올레산(오메가-9 지방산)은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불포화지방이 백반증을 유발하는 면역계 이상을 바로잡아 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 캐슈너트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어, 장 환경 개선과 변비 치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한편 캐슈너트를 먹을 때는 껍질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캐슈너트의 껍질 속 성분인 아나카르드산(anacardic acid)이 피부 점막을 자극, 가려움증 등을 유발한다. 따라서 껍질째 먹지 말고 불에 볶아 제거한 다음 먹어야 한다.

글 =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