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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한류의 주도권이 배우에서 예능인으로 옮아가고 있다.

드라마 한류를 이끌었던 유명 배우들을 넘어 김종국, 이광수, 김병만 등이 각광받고 있다. 한국 인기 예능프로그램이 중국에 소개된 데 이어 포맷 수출을 통해 중국판으로 리메이크되며 원작에 출연한 한국의 예능인까지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영향력 있는 인터넷 사이트 런민왕(人民網)이 중국 네티즌을 상대로 ‘2014년 한국스타 영향력’을 주제로 두 달간 투표를 진행한 결과, 김종국이 8만표 넘게 득표해 2위에 올랐다. 그를 앞선 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인 김수현뿐이고 이종석, 김현중, 박시후 등도 김종국에 뒤졌다.

김종국은 그가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이 큰 인기를 얻고 중국어권에서 리메이크된 후 인기가 급상승했다. 급기야 ‘런닝맨’이 중국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김종국이 특별 출연했다. 또한 그는 지난 3일 중국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발표회에 초청받기도 했다.

김종국과 ‘런닝맨’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이광수의 경우 ‘예능인’으로서 그의 인기가 웬만한 한류스타 못지않다. 그는 중국 네티즌뿐만 아니라 중국 스타들의 러브콜까지 받고 있다. 중국 여배우 마수(馬蘇)는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微博)에 “요즘 이광수가 정말 좋다. 같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힌 데 이어 이광수의 웨이보에도 “정말 멋있어서 쓰러질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이광수의 웨이보 팔로어 수는 무려 430만 명에 이른다. 이광수의 소속사 킹콩엔터테인먼트 측은 “예능인 ‘런닝맨’의 인기에 힘입어 그의 연기가 돋보인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광고를 찍고 해외 팬미팅을 갖는 등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그맨 김병만은 일찌감치 중국 시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는 24일 중국 둥팡(東方)위성TV 새 개그프로그램 ‘개그생활대폭소’(사진)에 출연했다. ‘중국판 달인’을 선보이는 김병만은 총 13회에 걸쳐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계획이다. 그는 원활한 현지 활동을 위해 중국어 회화를 배우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예능인의 강세는 드라마 시장의 약세가 배경 중 하나다. 중국신문출판광전총국이 중국 내 인터넷 사이트의 해외 콘텐츠 수입량을 통제하고 이를 사전심의하겠다고 밝히면서 호황기를 보내던 드라마 시장이 된서리를 맞았다. 회당 판권 금액이 3분의 1 토막이 났고 수출 논의도 줄어들었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기 힘들어지면서 배우들의 영향력은 줄어든 반면 예능인들은 각종 중국 예능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고 지역 행사를 돌면서 노출 빈도가 많아졌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 아이엠컴퍼니의 배경렬 대표는 “한국 예능인을 섭외해 달라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 배우들은 드라마나 영화 외에는 노출이 많지 않은 반면 예능인들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예능 한류 시장이 커지면 드라마의 경우와 같이 중국 정부가 또 다른 통제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