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증세말라 한국납세자연맹이 연말정산 증세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연맹 사무실에서 한 직원이 근로자 증세를 반대하는 인터넷 서명운동 안내 글을 살펴보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당정, 세액공제 확대따라 성난 민심 누그러지겠지만

근로자 체감도 큰 교육비 등 보완대책 논의과정 논란 예고

1인당 근소세 매년 증가따른 세부담 가중이 근본적 원인

‘증세반대’서명 하루 1만명… 조세저항 움직임 심상치않아

정부와 새누리당이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을 일으킨 연말정산 파동과 관련해 자녀 출생·입양 등에 대한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자녀 세액공제의 수준을 상향 조정하는 것 등을 뼈대로 한 보완 대책을 내놓으면서 바뀐 연말정산 제도를 이번 연말정산에도 소급 적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납세자들의 성난 민심이 다소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1인당 근로소득세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가 교육비·의료비 등은 이번 보완 대책에 포함되지 않아 향후 보완 대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이 21일부터 시작한 연말정산 증세반대 서명운동에는 하루도 안 돼 1만1000여 건의 서명이 접수돼 ‘조세저항’의 정도가 간단치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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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당정은 21일 긴급 당정협의를 통해 소득공제 방식을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연말정산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도 자녀 및 노후연금 등에 대한 공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짜인 연말정산 대책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당정은 자녀 출생·입양에 관한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자녀 세액공제(1인당 15만 원, 3인 이상 20만 원) 수준을 상향 조정하는 한편 독신 근로자의 표준세액공제(현행 12만 원)를 상향 조정키로 했다. 또 국민들의 노후 생활 보장을 지원하기 위해 공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금보험료 세액공제 비율(현행 12%)을 높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연말정산 대란’이 일어난 근본적인 원인이 1인당 근로소득세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9년 150만9000원이었던 1인당 근로소득세 부담액은 2013년에는 201만6000원으로 껑충 뛰면서 사상 처음으로 200만 원을 돌파했다.

당정이 발표한 보완 대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교육비·의료비 등 다른 부문에서도 공제 혜택을 늘릴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교육비와 의료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세액공제 방식에 대해 공제율을 올리는 방향으로 소득세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속담에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 보완 대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형평성 논란을 제기할 경우 앞으로 상황이 더욱 꼬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