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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11원 ↓
엔·달러도 115엔까지 급락
원유스입 많은 양국 강세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연초부터 일본 엔화와 한국 원화의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반면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급락하고 있어 글로벌 외환시장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업계와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급락했던 엔화와 원화의 가치가 올 들어서는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일본과 한국 모두 대부분의 기름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하락이 일본과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103.5원에서 14일 1082.2원으로 21.3원(1.93%) 내렸다. 이 기간 엔·달러 환율은 119.82엔에서 117.27엔으로 2.55엔(2.12%) 내려 원화와 함께 동반 강세(가치 상승)를 나타냈다.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세 전환은 유가 하락에 따른 기업의 수지 개선 기대, 자민당의 조기총선 승리, 러시아·그리스 등 신흥국 금융 불안에 따른 안전통화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가 하락에 따라 금융위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는 올 1월 1∼14일 사이 미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57.01루블에서 64.79루블로 7.78루블(13.65%)이나 오르면서 가치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화와 원화가치의 동반 강세는 16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3원 급락한 1072.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075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엔·달러 환율도 장중 한때 115엔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올 3월 이후에는 추세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초에 발생한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의 가치 상승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향후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어떤 시그널(신호)을 줄 것인가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올해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국제유가 하락,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위험)가 매우 크기 때문에 환율의 방향성을 예단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며 “다만 올해 환율의 변동성이 매우 클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