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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신년 사자성어로 ‘정본청원(正本淸源·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을 꼽은 교수신문은 지난 2001년 이후 연말에는 ‘올해의 사자성어’, 2006년부터는 연초에 ‘희망의 사자성어’를 발표하며 지나간 한 해의 세태를 풍자하고 다가온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5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말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서로 이반하고 분열한다’는 뜻의 ‘상화하택(上火下澤·위에는 불 아래는 못)’을 선정했다. 2005년은 행정복합도시를 둘러싼 비생산적인 논쟁이 지속됐던 한해였다. 2007년 말에는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인다’는 뜻의 ‘자기기인(自欺欺人)’이 선정됐다. 삼성 비자금 폭로 등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2008년을 마무리하는 사자성어로는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의 ‘호질기의(護疾忌醫)’가 선정됐다. ‘괴담’을 근거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어설프게 대응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9년 초 선정된 사자성어는 서로의 다름과 차이를 전제로 조화를 강조하는 말인 ‘화이부동(和而不同)’이었다. 천안함 폭침, 민간인 불법사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있었던 2010년을 마무리하는 사자성어는 ‘장두노미(藏頭露尾·머리는 겨우 숨겼지만, 꼬리가 드러나 보임)’였다. 국민을 적극 설득하는 대신, 진실을 감추려 하는 정부를 비판하는 말이었다.

교수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13년 초에는 ‘제구포신(除舊布新·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것을 펼쳐낸다)’을 선정했다. 그러나 2013년 말 사자성어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倒行逆施)’였다. 교수들은 “국민 기대와 달리 역사의 수레바퀴를 퇴행적으로 후퇴시키는 정책·인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4년을 시작하는 사자성어는 ‘속임과 거짓됨에서 벗어나 세상을 밝게 보자’는 의미의 ‘전미개오(轉迷開悟)’였으나, 같은 해 말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였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