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줄 선 '인터뷰' 소니 엔터테인먼트가 북한과 논란을 빚던 영화 ‘인터뷰’를 성탄절인 25일 미 전역의 331개 영화관에서 동시 개봉한 가운데, 이날 오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더 플라자 극장 앞에 관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PSN 장애’ 해킹 여부 촉각… 한 해커 “내가 공격했다” 주장

북한지도자 김정은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25일 미 전역의 331개 영화관에서 개봉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북한은 최고 지도자 존엄에 대한 조롱으로 보고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은 단지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폐쇄된 유일지도체제 사회인 북한의 사고 방식과 미국 일반 시민들이 갖고 있는 의식 간에 괴리감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영화 인터뷰의 상영 매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영화 상영 지속 과정에서 북한의 추가적인 반응과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탄절을 맞은 25일 미국의 331개 독립극장에서는 영화 인터뷰가 일제히 상영됐다. 이날 인터뷰는 버지니아주의 로어노크의 리갈 밸리 뷰 그란데 극장을 비롯해 텍사스주와 뉴욕주 등 미국 전역 곳곳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인터뷰는 소니 해킹과 북한의 위협, 백악관의 대응 발언 등으로 불거진 일련의 정치적 사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거의 모든 영화관에서 매진됐다. 당초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는 북한이 배후로 지목된 해킹 사건과 테러 위협으로 상영을 취소했지만 위협에 굴복했다는 비판이 확산되자 영화 상영을 전격 결정했다.

AFP 통신은 “칠칠치 못한(raunchy) 코미디 영화가 히트를 쳤다”고 전했다. 더 할리우드 레코드(THR)에 따르면 인터뷰는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인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 동안 200만 달러의 티켓 판매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연휴기간 중 흥행 예상 1위 영화는 배우 앤절리나 졸리가 감독한 언브로큰이다. 티켓 판매수입은 2700만∼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언브로큰은 3131개의 체인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소니 픽처스는 인터뷰 제작에 4400만 달러를 투입했다. 편당 5.99달러인 온라인 관람액을 감안해도 체인극장에서 인터뷰 영화상영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적자를 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람객들은 영화 내용에 대해서 “코미디일뿐 정치색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욕 맨해튼 남쪽인 12번가에 있는 독립영화관 ‘시네마 빌리지’를 찾은 한 중국계 미국인은 “아주 재미있었고, 북한을 자극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벤 그루더라고 자신을 소개한 백인 남성은 “정치적인 메시지는 없는 영화”라면서 “북한의 현실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소니 계열사들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온라인 게임·영화·음악 콘텐츠 서비스에 잇따라 장애가 발생했다. ‘리저드 스쿼드’(도마뱀 분대)라는 이름을 쓰는 해커는 이번 장애가 자신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하고 나섰다. 이번 장애는 구글과 MS 등의 플랫폼을 통해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의 액션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배포된 때와 시간상으로 겹친다. 다만, 소니는 자사 플랫폼으로는 이 영화를 배포하지 않고 있다. 25일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SCEA)가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들에 따르면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SN)는 전날 오후 3시쯤부터 심각한 장애를 겪어 한때 오프라인 상태가 됐다. 이후 네트워크 상황이 일부 개선됐으나, 25일 오전 6시쯤부터 다시 악화해 오후 2시까지도 상당수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