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닫힌 문… 텅빈 자리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을 선고한 19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통진당 의원들의 자리(오른쪽 사진)가 텅 비어 있는 가운데, 국회 내 통진당 출입문에 언론인 출입을 사양한다는 문구가 나붙어 있다.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

‘노동자 중심주의’ 강조할 듯
통진당 출신 합류 여부 쟁점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하면서 야권 중심으로 일고 있는 ‘제3정당’, 즉 신당 창당론이 탄력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정치·사회 각계의 진보진영 인사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진보적 대중정당 결성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까지 겹쳐 신당 창당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진당 인사들의 합류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어 주목된다.

1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함세웅 신부,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명진 스님, 이수호 전 민노총 위원장 등 진보·개혁진영 인사들은 새로운 정치세력 구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새정치연합은 희망이 없다고 평가하고 정의당, 노동당 등으로 분열된 진보정당을 재편하고 통합할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

내용적으로는 노동자 중심주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아직 정당을 창당하는 수준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민주·개혁·진보진영을 아우르는 세력으로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기존 야당들의 혁신을 촉구하겠다는 취지가 강하다. 하지만 통진당이 해산됨에 따라 앞으로 정당 창당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연합이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제3정당 등장과 맞물려 주목된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중도 노선을 강화한다면 진보적 색채가 강한 의원들이 새 정당 결성 움직임에 힘을 실어 줄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 내에 문재인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점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최근 진보적 노선 강화를 주장하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특히 관심을 받고 있는 인사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후 정 고문이 신당 창당을 시도할 경우 진보·개혁진영과 뜻을 함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해산된 통진당 인사들이 제3정당 창당 움직임에 합류할 것인지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새 진보적 대중정당을 추진하는 모임에서는 현재까지 통진당은 배제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진당이 해산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통진당 인사들이 모임에 개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한 야권 인사는 “과거 민족해방계열이 2001년 제도권 정당 참여를 결정하면서 대거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듯이 새 진보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이를 막을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