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출근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18일 오전 김진태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긴박한 검찰 상황을 보여주듯 총장 좌석 앞에 결재서류가 꽂혀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검찰은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보도에 이은 명예훼손 고소 사건 수사를 통해 정윤회(59) 씨와 ‘청와대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이 정례 모임을 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정 씨와 3인방의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 고발한 만큼 ‘정윤회 문건’ 작성 및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관련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지난 11월 28일 정윤회 문건 세계일보 보도와 청와대 관계자들의 고소 이후 문건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했다. 정 씨와 문건에서 ‘십상시’로 거론된 청와대 비서관·행정관들의 통신 내역 조회를 통해 기지국 위치 정보 등을 파악했다.

검찰은 차명 휴대전화(일명 ‘대포폰’) 사용 가능성도 감안해 기지국 위치 정보를 분석했고, 정 씨와 청와대 3인방 등이 지난 1년간 같은 기지국 내에 있었던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사 기법을 동원해 문건에 거론된 인사들 가운데 일부의 모임이 있었는지도 확인했다”며 “수사 결과를 보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문건 보도 이후 불거진 정 씨와 3인방 등의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거의 진행하지 못했다. 정 씨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장 인사 개입 등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 비서관도 역시 대학 동문인 김종 문체부 2차관을 통해 부처와 산하기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 비서관은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정 씨와 3인방 등을 알선수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해 놓은 상태다.

검찰은 문건 내용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되는 대로 새정치연합의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통상적인 고발인 소환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건 보도 관련 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에 이미 출석했던 정 씨와 이 비서관은 자신들의 인사 개입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