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1년별 동기제 제안
명칭·계급문양 등 日잔재

지난 8월 6일 출범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4개월여 기간 활동하는 동안 가장 치열한 논쟁이 벌어진 것이 ‘병 계급제도 개선책’이다. 군 복무기간이 36개월에서 21개월(육군 기준)로 단축된 만큼 4단계 계급체계를 단순화하고 일본 잔재인 명칭과 계급장 문양 개선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용사’ 등으로 단일화하자는 급진적 방안도 제시됐지만 최종적으로 수용되지 않고 장기 과제로 돌려졌다.

병영혁신위 제2분과위원장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대표는 18일 “일본군이 사용한 명칭은 반드시 변경돼야 하며, 월별로 ‘동기’를 정해 지나친 서열화를 조장하는 현행 방식도 6개월 또는 1년 ‘동기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신 대표는 “실질적으로 4단계 병 계급제도를 시행 중인 나라는 한국군과 북한군, 일본군에 불과하다”며 “현재 백마부대에서 시범적으로 연(年)동기제를 시행한 결과 사고율이 줄어드는 등 호응도가 높다”고 제도개선을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계급제도의 급격한 변경은 전투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1계급 올라갈수록 병사의 전투력 증강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중국군의 경우 병사 단일 계급을 베트남전쟁 파견을 계기로 2계급으로 변경했으며, 미군의 경우도 부사관을 7계급으로 늘리는 등 세계적으로 계급을 세분화하는 추세와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병사 계급 단일화 권고안이 사실상 폐기된 이유는 이처럼 전투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방부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1년간 병사 계급 명칭과 계급장 문양 개선을 포함한 병 계급 제도개선 연구용역 과정을 거친 뒤 제도개선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병영혁신위 권고안 중 중장기 검토 과제로 돌려진 사안은 이밖에도 △병 복무 기간 차등화 △모범병사 유급 연장 복무 지원제도 도입 △초급장교 자질 향상을 위한 학군·학사 장교의 의무복무기간 단축 등이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