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달러수요 늘어… 통화가치 하락 자금 유출

유가 하락 후폭풍으로 주요 산유국 및 신흥국 주가와 환율이 요동치자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그러나 저유가와 달러 강세 영향으로 통화가치 하락과 외국인 자금 유출이 계속되고 있어 이들 국가에 대한 위기감은 높아지는 추세다.

17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석유 산업 의존도가 높은 일부 산유국을 중심으로 통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이들 국가의 기준금리 인상은 유가가 내림세를 탄 최근 6개월 사이에 집중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등 저개발 국가들의 중앙은행은 저유가 여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앙골라는 지난 10월 기준금리를 기존 연 8.75%에서 연 9.00%로 0.25%포인트 올렸다. 나이지리아는 11월에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인상해 연 13.00%까지 끌어올렸다.

서방 경제 제재와 저유가라는 양대 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는 러시아는 7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린 데 이어 10월에 1.5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12월 들어서는 11일에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올린 지 닷새만인 16일 6.50%포인트나 인상했다.

저유가 여파는 남미와 아시아로까지 번져나가면서 이들 대륙의 신흥국들도 기준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올 1월과 2월, 4월 기준금리를 3차례 올렸던 브라질은 10월에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12월에는 0.5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연 11.75%다. 남미 4위 산유국인 콜롬비아는 7월과 8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올렸다.

아시아 신흥국들은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1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7.75%로 상향 조정했다. 필리핀은 7월과 9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씩 올렸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