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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당뇨 등 성인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뽕잎이 호흡기질환에도 유익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사진은 뽕잎가루(왼쪽)와 말린 뽕잎. 김호웅 기자 diverkim@
뽕잎이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에 효능이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같은 전통의서에도 뽕잎의 그같은 효능이 여러 차례 언급돼 있으며, 이는 최근의 과학적인 성분분석을 통해서도 하나하나 입증되고 있다.
특히 뽕잎 성분 중에 이와 관련 눈길을 끄는 것이 가바(GABA)다.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는 혈압상승억제와 식욕 및 포만감을 조절하여 체중을 감소하는데 도움을 준다. 가바는 인체 성장 호르몬을 증가시켜 노화도 늦춰준다.
또 뽕잎의 루틴(RUTIN)도 성인병 예방에 좋은 성분이다. 비타민P로도 알려진 루틴은 인체 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압을 낮춰주며 몸의 신진대사를 돕는다.
당뇨와 관련해서는 뽕잎의 데옥시노지리마이신(deoxynojirimycin) 성분이 많이 거론된다. 이 성분은 당질의 분해효소 작용을 방해해 식후 급격한 혈당상승을 막아준다.
그러면 폐에 문제가 생기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에는 뽕잎의 어떤 성분이 유용할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뽕잎에는 다량의 폴리페놀과 성분이 발견됐다. 폴리페놀은 식물이 만들어낸 항산화성분으로 인체 내에 들어오면 세포DNA와 세포막의 산화를 막아준다.
즉 폐 질환 등 호흡기질환은 물론 활성산소로 인한 체내 각종 염증 등의 예방에 이롭게 작용한다. 이 같은 폴리페놀성분 중에서도 뽕잎에는 플라보노이드계열에 속하는 케르세틴(quercetin), 캠퍼롤(kaempferol) 및 미리세틴(myricetin)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 성분들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항염, 항균 작용을 하는 것 외에도 암세포 형성을 억제해 항암작용까지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들 성분들은 혈중콜레스테롤을 내려주고, 체내 중금속을 배출해주는 역할을 한다.
뽕잎의 항산화 효능은 돼지기름 등 동물성 기름에 뽕잎을 뿌려 놓으면 기름만 놓아두었을 때보다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시간이 지연된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뽕잎에서 폐렴 등의 기관지 질환에 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균을 죽이는 움벨리페론(umbelliferone), 염증을 억제하는 모루신(morusin) 등의 성분이다. 움벨리페론의 경우 얼마 전 동물실험에서 폐 염증의 감소에 의미 있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학계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뽕나무에 풍부한 각종 아미노산 성분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뽕나무 잎이 영양가가 높은 잎채소라는 것은 누에가 뽕잎만 먹고 단백질 덩어리인 비단실을 만들어내는 사실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뽕잎가루의 경우 100g당 단백질이 24.2g으로 잎채소 중에서는 경이적일 정도로 그 함량이 높다.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단백질이야말로 몸의 면역력 향상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분이다.
면역력 수치 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결핵균 등 몸에 침투한 세균을 물리쳐주는 백혈구 수치다. 따라서 백혈구 수치가 높으면 면역력이 강하고, 백혈구 수치가 낮으면 면역력이 약한 것으로 진단된다. 그런데 백혈구 합성 재료가 바로 단백질이다
그 같은 뽕잎의 아미노산 중에서 알라닌, 아스파르트산, 글리신 등의 아미노산은 알코올로 인해 간에 축적된 아세트알데히드를 해독해 간기능을 향상시킨다. 또 트레오닌은 간의 지방형성을 억제해 지방간을 예방한다.
이와 함께 항우울 효능이 있는 도파민 호르몬 합성에 필요한 페닐알라닌,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히스티딘, 정신질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이소루신 등의 아미노산도 역시 뽕잎에 풍부하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아미노산이 아르기닌이다. 남성 원기의 대명사로 알려진 아르기닌은 정액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인체의 면역체계를 좋게 하며, 동맥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는다. 발기부전 치료제에 아르기닌이 들어가기도 한다.
그 외에도 뽕잎에는 칼슘, 철, 칼륨 등의 미네랄도 다량 들어있다. 칼슘은 골다공증 등의 예방에 좋고, 칼륨은 체내 노폐물 배출, 특히 나트륨 배출을 도와 신장 기능을 좋게 하면서, 혈압도 바로 잡아준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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