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각국 의회가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다.

프랑스 상원은 11일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촉구결의안을 찬성 153표, 반대 146표로 통과시켰다. 앞서 지난 2일에는 하원도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결의안에는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을 종식하는 수단으로 삼을 것을 정부에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따라서 프랑스 정부의 외교정책이 이른 시일 내 바뀌지는 않겠지만, 팔레스타인과 관련해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에 결의안이 상당한 압박 효과를 줄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결의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킨 유럽 국가는 영국, 스페인, 아일랜드, 프랑스 등 4개국이다. 스웨덴은 지난 10월 30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정식 승인했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국가는 스웨덴을 비롯해 불가리아, 체코, 헝가리, 러시아 등 총 193개국이다.

찰리 플래너건 아일랜드 외교장관은 의회 결의안이 통과된 후 “중동 평화회담을 재개시키는 전략으로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조기 인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환영 반응을 나타냈고, 이스라엘 정부는 지역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의 열쇠로 ‘2국가 해법’, 즉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하는 안을 지지하고 있으나 아직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유럽 내에서 이스라엘과 관계가 가장 가까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이 평화협상을 통해 2개 국가로서 공존하고 서로 승인하는 해결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