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은 ‘신규 분양 아파트(신규 아파트)’는 불티나는데 ‘기존 주택과 아파트(중고주택)’는 안 팔리는 이상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주택가격이 보합세인 상태에서 전·월셋값은 급등,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90%를 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고요.

올해 신규 아파트의 폭발적인 열기는 수도권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났습니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위례 자이’ 아파트가 451가구 모집에 6만2670명이 1순위에 청약, 최고 369.5대 1, 평균 138.9대 1로 올해 수도권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지요. 지방에서는 부산 금정구에서 선보인 ‘래미안장전’아파트가 1순위 청약에 모두 12만 명이 몰려 최고 201.1대 1, 평균 146.2대 1로 전국 분양아파트 중 최고 청약자 수와 청약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중고주택 거래는 9·1부동산 대책을 전후로 활발한 매매가 이뤄지다가 11월 들어 뚝 떨어졌습니다. 1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8495건으로 전달보다 33.4%나 줄었지요. 매매거래가 줄어든 대신 전·월세 거래는 오히려 늘어 올 들어 11월 말까지 서울지역에서 이뤄진 주택 전·월세 거래는 총 38만4612건으로 연말까지는 41만 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2년 39만1000여 건, 2013년 39만8000여 건에 비하면 많이 증가한 것입니다.

중고 주택은 안 팔리는데 3년 후에나 입주하게 되는 신규 아파트가 불티나고 전·월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중고 주택이 과대평가(거품)됐거나 각종 규제, 주택 가치에 비해 과도한 세금 등이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수요자가 중고 주택의 자산가치가 신규 아파트보다 못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의 매매거래 가뭄 현상은 중고 주택을 매입해도 실익이 없다는 실수요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셈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설부동산업계는 각종 규제 풀기와 함께 중고 주택을 둘러싼 주거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정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규제 개혁과 중고 주택 지구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써야 한다는 것이죠. 일반 수요자에게는 와닿지 않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에 매달리기보다는 실수요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주택 초기 구매자들은 주거 환경이 괜찮은 지역에서 ‘월세→전세→소형(내집마련)→중대형’으로 옮아가는 형태의 주거 안정을 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규제 대못을 뽑으며, 주거환경 개선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중고 주택 시장의 불황을 극복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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