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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가구, 하루 종일 꼬박 환자를 만나러 다닐 때도 있지만, 몸은 피곤해도 마음만은 뿌듯해요.”

류미숙(44·사진 왼쪽) 힘찬병원 방문간호사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는 자신의 일이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문간호서비스는 관절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환자들의 회복 및 재활훈련을 돕기 위해, 간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환자의 상태를 점검해 주는 무료 서비스다.

힘찬병원은 지난 11월 22일 류 간호사가 제주 화북동의 한 가정을 찾아가면서 간호서비스를 위해 방문한 가정이 10만 호를 돌파했다고 2일 밝혔다.

2002년 11월 이수찬 대표원장이 직접 충남 당진 지역 환자를 방문하면서 시작한 서비스가 13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평일은 주로 수도권 지역 환자들을 방문하고, 주말 등에는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지역을 방문한다. 초기에는 힘찬병원 원내 수간호사들이 원내 업무를 담당하면서 번갈아 방문간호를 다녔지만, 업무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2006년부터는 별도로 방문간호서비스 전담팀이 구성됐다. 현재 간호사 1명과 운전기사 1명으로 구성된 7개의 전담팀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수술받은 환자의 재활을 돕는 것이다. 류 간호사는 “관절 수술 후 방문하는 환자의 10명 중 3명인 독거 노인”이라며 “의지도 약하고 가족도 관심이 없어 재활을 안 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분들의 집을 방문해 독려도 하고 상담전화도 계속 드려 재활운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문간호사들이 알려주는 ‘노하우’는 바로 ‘목욕탕을 자주 가라’는 것”이라며 “재활이 꽤 잘된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비법’인데, 따뜻한 물에서 근육들이 풀어지면서 관절이 더 자연스럽게 되는 원리”라고 말했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다 보니 이색 경험도 많다. 그는 “지침상 절대로 환자 집에서 음식 접대나 사례품 등은 받지 않지만, 정을 뿌리치지 못하고 사정상 먹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며 “한번은 점심을 먹고 환자 집을 방문했는데, 한 상 차려져 있어 서운해하실까 봐 한 끼를 꾸역꾸역 더 먹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류 간호사는 “방문간호를 다니면서 심리적 접근이 질병 치유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