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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양국의 대중문화 시장 곳곳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10일 한·중 FTA가 타결된 후 한국 드라마의 중국 수출가가 급상승하고 중국 업체들이 한국 내 법인 설립을 검토하는 등 한·중 FTA를 등에 업고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연출 조수원·사진)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 회당 28만 달러(약 3억 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중국 내 한류를 촉발시킨 ‘별에서 온 그대’가 회당 3만5000달러에 팔렸던 것을 감안하면 한국 드라마의 가치가 8배 가까이 수직 상승한 셈이다.

또한 SBS 개그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을 도용해 갈등을 빚은 중국 강소위성TV 역시 한·중 FTA 타결 직후 문제를 인식하고 SBS에 컨설팅 비용을 지불한 후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전수받겠다는 뜻을 밝혀 사태가 일단락됐다. 한·중 FTA가 중국 내 유통되는 한국 문화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일군 성과라 볼 수 있다.

중국 전문 에이전트 아이엠컴퍼니의 배경렬 대표는 “최근 중국이 인터넷을 통해 방송되는 한국 드라마의 수입을 제한하고 사전 심의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수출 시장이 위축됐었지만 한·중 FTA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섰다. 중국 굴지의 영화 투자사인 하이룬영상제작회사는 한·중 합작을 위해 현재 국내의 한 영화사를 인수·합병(M&A)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또 다른 중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위에화(樂華)는 최근 한국에 지사를 내고 한·중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홍콩계 펀드(PEF)가 ‘주몽’ ‘거침없이 하이킥’ 등을 만든 초록뱀을 인수했고, 중국 화처미디어(華策影視)는 영화배급사 NEW에 거액을 투자했다.

또한 25일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 알리바바가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보도가 나와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배 대표는 “한·중 FTA 문화 관련 협약이 두루뭉술해 실질적 개선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일단 한·중 FTA가 체결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현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중국에서도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한국 업체 측과 미팅을 주선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