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남 하동에서 발견된 육식 공룡 화석(원 안)과 홍머리오리 두개골(흰색 뼈)을 비교한 모습. 왼쪽 위는 수각류 공룡의 하나인 ‘시노베나토르’ 상상도.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가 경남 하동에서 확인한 육식공룡 화석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한 번도 없는 수각류 공룡(獸脚類·티라노사우루스처럼 두 발로 이동하며,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육식공룡)의 두개골과 아래 턱을 포함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국내 중생대 지층에서는 수각류 공룡의 부분화석(이빨, 다리뼈, 늑골 등)이 산발적으로 발견되어 보고된 적은 있으나, 이와 같이 한 마리가 온전한 상태로 두개골까지 발견된 적은 없었다. 연구소는 네이처와 사이언스지에만 34편의 공룡 화석관련 논문을 게재한 세계적인 권위자 쑤씽(徐星) 중국 학술원 교수로부터 “수각류 공룡의 두개골로 추정된다”는 확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골격 화석 중 두개골의 크기는 길이 약 5.7㎝, 폭 2.6㎝이며, 보존된 골격 전체의 몸길이는 약 28㎝로, 이 공룡이 생존하였을 시기의 전체 몸 길이는 50㎝인 초소형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더욱 희귀성이 높다. 척추뼈와 갈비뼈가 연결된 상태로 발견되어, 화석화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의문점도 남겼다. 임종덕 연구관은 “이 골격 화석 외에 또 하나의 개체로 보이는 골격 화석도 보이기 때문에, 조사가 진행된 후 두 마리로 밝혀질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또,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 공룡발자국 화석들과 연계, 그 주인공을 밝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공룡이 완전히 다 자라기 전인 어린 개체인지, 다 자랐음에도 이렇게 크기가 작은 것인지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공룡 화석은 지난 10월 8일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에서 낚시를 하던 한 남성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 지역은 중생대 백악기 전기의 하산동 층에 해당하며 지금으로부터 약 1억1000만∼1억2000만 년 전의 지층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한국지질유산연구소와 함께 △공룡 골격 화석의 긴급 수습 △암반의 안정화 작업과 특수 강화처리 등을 시행한 후 현지 조사와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