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사건 선고 결과는 공안당국은 물론 정치권에도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헌재가 통진당 정당 해산을 결정할 경우 국내 종북·친북단체의 활동이 위축되는 한편 통진당의 해산에 따른 야권의 재편도 이뤄지겠지만 기각될 경우 정당 해산 심판을 추진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퇴진은 물론 향후 통진당 인사와 관련된 공안사건의 수사 자체가 더욱 힘겨워질 전망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헌재가 통진당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친다는 법무부의 의견에 따라 정당 해산을 인용할 경우 통진당은 해산절차를 밟게 된다. 이 과정에서 통진당 소속 지역·비례대표 국회의원들에 대한 신분 유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이들의 국회의원 신분도 함께 상실된다는 견해가 법조계에 지배적이다. 통진당이 해산되면 종북·친북 성향의 정치인들의 활동도 위축될 전망이다. 독일 등 외국 사례에 비춰 ‘유사정당’ 설립이 금지될 가능성이 커 통진당 소속 인사들의 정치활동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야권 소속 한 정치인은 24일 “통진당 소속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 내 북한에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들의 활동도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진당이 해산되면 새로운 공안정국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겠지만 진보진영의 재편이 가능하게 되는 등 ‘단기악재, 장기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헌재가 법무부의 청구를 기각할 경우 이번 정당해산을 추진한 정부의 책임론이 곧바로 제기될 전망이다.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심판을 주도한 황 장관과 공안당국 고위층 인사들의 퇴진은 물론 공안수사도 타격을 입게 될 수밖에 없다.

현직 공안검사는 “이번 헌재의 결정에 따라 공안수사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기각이 된다면 통진당과 연루된 모든 공안수사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고, 종북성향의 단체나 인사들이 더욱 노골적인 이적행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