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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군 획득 소요 제기서 방산업체 납품비리까지 위법행위 전방위 감사예고

검찰을 중심으로 꾸려진 방산비리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과는 별개의 트랙으로 감사원 내 유관 부처 합동으로 방산비리특별감사단(특감단)이 설치된 것은 정부가 그동안 누적돼 폭발 지경에 이른 방산비리의 적폐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특히 감사원은 그간 국방 분야 감사의 경우 남북관계나 안보 이슈의 특수성을 감안해 비리가 적발된다 하더라도 해당 부처에 비공개로 이 사실을 통보해 왔지만, 이번 특감단 감사 결과는 국민 앞에 그 진상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가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의 합수단을 가동하면서 다시 특검단을 꾸리는 것은 ‘초강력 수사’와 ‘초정밀 감사’ 두 축을 통해 방산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검단은 감사 내용 중 형사상 혐의점이 분명하다고 판단되면 검찰에 이 사실을 통보해 수사 의뢰한다는 계획이다. 특감단은 합수단과 마찬가지로 비리 혐의 정보를 입수할 경우 활동 기간에 제약받지 않고 ‘무제한 감사’를 벌인다는 방침을 세워 놓았다.(문화일보 7월 28일자 1·3면 참조)

이영하 특감단 부단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전방위적으로 무기 관련 비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무기 성능에 결함이 있어 전력화가 지연된 사업과 군의 졸속의사 결정으로 추진된 사업도 비리 연관성을 보고 감사를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이 형사상 혐의가 있는 위법행위를 중심으로 방산업체를 수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특감단은 정부 부처에 대한 광범위한 감사 권한을 활용해 육.해.공군 등 각 군의 획득 소요 제기에서부터 방산업체의 방위사업청 납품 비리에 이르기까지 비리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들춰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감단의 주 감사 대상은 각 군과 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ADD) 및 국방기술품질원 등으로 집약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측은 이날 “그동안 수차례 국방 분야와 방산 비리 관련 감사 결과를 통보해도 군 당국과 해당 부처가 징계 요청을 미루는 등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며 “이제는 방위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았던 전례에서 벗어나 공개할 것은 공개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군 당국의 자체 개선 의지 부족 △방위산업의 방대한 규모 △비리의 은밀함 △군의 비밀주의를 문제로 지목했다. 실제로 감사원 내 국방감사단은 별관에 별도로 사무실을 둔 채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해 왔다. 그 결과는 당연히 비공개였다. 한 감사관은 “국방 분야 감사 내용은 기밀 사안으로 분류돼 제목도 붙이지 않고 감사번호만 붙여 관리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특감단의 감사 결과가 공개되면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