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유로존에 이어 중국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단행으로 글로벌 ‘돈 풀기 경쟁’에 가세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엔저(엔화 가치 하락) 등 각국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내리는 경쟁에 나서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삼성증권 등에 따르면 중국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하로 글로벌 돈 풀기 및 환율 경쟁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지난 21일 2년 4개월 만에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2.75%로, 1년 만기 대출금리는 0.4%포인트 인하한 5.60%로 각각 조정했다. 지난 10월 말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양적완화 조치를 시사한 이후 중국마저 돈풀기에 가담한 것이다. ECB는 12월 4일 1조 유로(약 1388조 원)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를 논의한다. 각국이 돈 풀기를 통해 경기 침체를 막고 자국 통화 약세 유도로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에 경쟁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중국 금리 인하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ECB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완화 확대에 이은 중국 런민은행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과거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런민은행의 금리 인하가 위안화 강세 압력 완화로 귀결될 기능성이 있는 환경에서 국내 실물지표의 회복세 약화나 원화 강세 전환 등이 가시화할수록 국내 금융시장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키워갈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자국 통화의 약세를 통해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각국 중앙은행의 의지가 강화되고 있다”며 “실물경기 부진, 물가하락, 엔저 대응 등 이미 금리 인하의 명분이 충분한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