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호港通)의 미래를 보려면 꼭 봐야 할 문건이 있다. 바로 상하이(上海)시 정부령 56호 문건이다. 지난 9월 발표됐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새로운 정책에 대한 정신 등 기본 개념을 잡아주면 지역 정부가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상하이시 정부령 56호는 지난 2013년 11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제기된 ‘금융시장 개선방안’에 대한 실천 방안이다. 3중전회에서는 위안화의 자유 태환 실현, 금융시장 대외개방, 채권시장 육성을 통해 직접 금융조달 비중 확대 등의 개혁방향을 제시했었다. 상하이시 정부령 56호는 상하이 자유무역구 내 국제금융교류센터 설립 등을 제시한 상하이 금융산업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문건은 자유무역구 내 채권발행 등을 장려하는 등의 다양한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정책이 담겨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이 “금융시장 기구가 자유무역구 내 국제금융교류센터를 설립하고 전 세계 투자자를 상대로 한 제품과 업무를 출시할 것을 지지한다”는 대목이다. 또 문건은 상하이에 국제에너지교류센터 건설을 추진하고 원유 선물의 상장거래를 신속히 추진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즉 상하이는 후강퉁을 통해 투자의 문만 열어 놓은 것이 아니라 투자 항목에 대한 준비도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건에 따르면 상하이 자유무역구는 위안화 자유 태환, 이자율 자유화, 위안화 역외결제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개혁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 상하이의 2014년 1∼7월까지 위안화 결제 총액은 1356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5배 늘었다. 후강퉁은 당장은 중국 증시 시장규모 확대 등의 의미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위안화 국제화 등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