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 현장 대응 역량 강화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신설 거대조직 국민안전처가 19일 출범 이후 조직 정비와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분산돼 있던 조직이 합쳐지는 만큼 화학적 통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20일 오전에도 국민안전처는 어수선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 부처는 정부서울청사 일부(1·5·8·11·13·19층)와 인근 이마빌딩을 업무 공간으로 확보하고 있다. 해양경비안전본부 조직은 인천 옛 해양경찰청 청사에 그대로 남아있다. 다만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 등 일부 간부 사무실이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됐다. 재난 현장 대응이 강조되다 보니 국민안전처 조직 역시 전국에 점점이 퍼져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이는 자칫 업무 통합 미비로 연결될 여지가 많아 수장(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내정자)의 통합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마빌딩에는 안전정책실과 특수재난실이 입주해 있다. 이날 오전에도 국민안전처 공무원들이 분주히 광화문광장을 가로지르면서 신설부처의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국민안전처는 옛 안전행정부 안전관리본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 등이 통합돼 만들어졌으며 1만375명(19국 62과)이라는 거대 조직이다. 이는 인적 규모 면에서 경찰청, 미래창조과학부, 법무부, 국세청 다음으로 크다.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를 두고 안전관리와 방재 기능을 각각 이어받은 안전정책실, 항공·에너지·화학·가스·통신 등 특수 재난에 대응하는 특수재난실 등으로 구성됐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국민안전처의 경우 분산돼 있던 조직이 합쳐진 만큼 하루빨리 조직원 간 화학적 통합을 이루고 지휘 체계를 확고히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안전처는 간부직을 외부에 적극 개방키로 했다. 실국장급 직위의 20%, 과장급 직위의 19.4%를 민간인이 지원할 수 있는 개방형 직위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실국장급·과장급 직위 개방 비율 20%는 정부조직법과 국가공무원법이 허용하는 상한선이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