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경상남도는 진주의 남강댐 물을 부산으로 공급하는 문제를 놓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부산과 경남의 물싸움은 대구·구미 간 취수원 갈등과 마찬가지로 1991년 대구에서 발생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 발단이 됐다. 부산은 오염사건 이후 경남의 남강댐 물을 공급받으려 했지만 경남지역 주민들은 ‘홍수와 지하수 고갈’ 등의 이유로 반대해왔다. 지난 9월 경남발전연구원 물환경연구팀은 ‘남강댐 식수공급 가능량 재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48년간 남강댐 물의 양을 분석한 결과 하루 65만t씩 부산에 추가 공급한 것으로 가정할 경우 17차례(2.8년마다 1차례씩) 물 부족 사태가 발생했을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급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남은 지리산댐 건설을 두고 전북·전남 기초자치단체와도 충돌하고 있다. 2011년 한국개발연구원이 경남·부산권 광역상수도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지리산댐은 경제성 없는 사업으로 결론내렸지만,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6월 재선 직후부터 경남·부산지역 식수 공급과 홍수 조절 등 다목적댐으로 지리산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홍 지사의 발언 후 지리산에 인접한 전남·북지역 지자체와 환경단체 등은 물론 경남 서부지역 지방의회와 주민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북 남원시의회는 지난 7월 “댐 인접 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피해,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에 따른 재산권 침해, 문화유산 수몰 등이 예상된다”며 댐 건설 백지화를 주장했고, 경남지역 110여 개 환경·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대강 사업 진실 규명 및 책임자 처벌 낙동강 살리기 경남시민행동’은 지난 9월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지리산댐 건설 추진을 중단하고 낙동강을 되살려 식수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과 전북은 충청 지역의 농업·공업용수 취수원인 금강호를 놓고 각을 세우고 있다. 충남은 최근 홍수 발생 시 침수예방을 위해 금강호를 서해와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북은 금강호에 해수가 유입되면 농업이 타격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