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예산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 누가, 어떤 방식으로 평가할까?’

국가의 한 해 예산은 편성하고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산을 쓴 뒤 제대로 사용됐는지 검증하고 평가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예산을 아무리 잘 편성하고 집행했다고 하더라도 당초 예산 편성 취지에 맞게 집행됐는지 평가하는 일을 꼼꼼히 해야 다음 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누수를 막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예산을 편성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결산도 할 의무도 있다. 각 부처와 해당 기관은 매년 2월 말까지 중앙 관서 결산보고서를 작성해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그 뒤 기재부는 중앙 관서의 결산보고서를 통합한 국가결산보고서 등을 작성해 대통령의 승인과 감사원의 결산 검사를 거쳐 5월 31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결산 관련 보고서에는 국가결산보고서뿐만 아니라 △중앙 관서별 결산보고서 △중앙 관서별 성과 보고서 △국가채무관리 보고서 △채권현재액 총계산서 △국유재산관리운용 총보고서 △기금 재무제표 △성인지 결산서 △결산 개요(통계 편) 등 많은 문서가 포함돼 있다.

정부가 국회에 자료를 제출한 뒤에는 국민의 대의 기관인 국회가 결산 심사를 진행한다. 국회에서는 일단 국회 각 상임위가 정부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결산 예비심사를 하게 돼 있다.

상임위 예비심사를 거친 결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부쳐져 제안 설명, 전문위원 검토보고, 종합정책질의, 부별 심사 또는 분과위원회 심사, 찬반 토론, 의결(표결) 등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다.

국회 본회의에서는 결산 심사 결과 위법·부당한 사항이 있을 경우에는 정부와 해당 기관에 시정요구를 하게 되며, 정부와 해당 기관은 국회의 시정요구를 받은 사항에 대해 지체 없이 처리한 뒤 결과 보고를 해야 한다. 정부의 국가결산보고서 등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최종적으로 예산안에 대한 평가 작업은 끝나게 된다.

지난해 예산에 대한 결산 심사가 국회 본회의를 최종적으로 통과한 것은 올해 10월 2일이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올해 9월 22일이었다. 예산안에 대한 결산 작업이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완료되기 전에 정부가 다음 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셈이다. 이 같은 과정은 해마다 반복된다.

조해동 기자 haed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