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3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정보통신 업체 ‘네비웍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입사한 학습근로자(가운데 2명)가 선임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기업은 신입사원을 뽑아서 교육하고 4∼5년 뒤 역량을 발휘하게 하잖아요.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안 되니까 바로 쓸 수 있는 경력직만 원하죠. 저희는 일학습병행제를 활용해 3∼5년 뒤를 내다보는 인재양성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정보통신 업체 ‘네비웍스’에는 13일 현재 7명의 학습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네비웍스는 임직원 120명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첨단 정보기술과 무기 개발 시 검증·교육·훈련에 활용할 프로그램을 군에 제공한다. 육·해·공군의 실제 전쟁 상황을 2D, 3D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소프트웨어를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하기도 했다.

네비웍스에서 근무 중인 학습근로자 7명은 2014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직했다. 주중에 다른 직원과 똑같이 정규직원으로서의 업무를 하고, 토요일에는 한국산업기술대학에서 하루 9시간의 이론교육을 받는다. 문웅희 네비웍스 경영사업본부 인재개발팀장은 “현장에 맞는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라는 점과 일학습병행제 과정 4년 동안 인력을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게 된 유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 업계의 특성상 어느 회사나 경력자를 뽑으려는 경향이 강해 높은 이직률을 보인다. 회사 차원에서는 인력 유출에 따른 피해가 상당해 오랫동안 근속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필요하다. 문 팀장은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출신인 학습근로자는 고등학교 때부터 실무형 교육을 받아 기술 습득이 빠르고, 자연스럽게 사내 분위기에 적응한다”며 “우리 회사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데 필요한 4년 동안은 훌륭한 인재를 안정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학습근로자 입장에서는 대학 생활과 취업 준비에 드는 최소 4년의 세월을 절감해 직장 경력을 쌓고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 학비는 국가와 회사가 전액 지원해 학위 취득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적다. 올해 2월 서울 관악구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뉴미디어 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네비웍스에 입사한 임은지(20) 연구원은 “고등학교에서 실습 위주로 공부해 회사 업무에 큰 도움이 되고, 부족한 부분은 선임에게 교육을 받는다”며 “토요일 학교 수업도 학교가 회사와 협의해 회사 필요를 고려해 커리큘럼을 짜는 덕분에 이론교육 역시 실무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뒤 회사 차원에서 배우라고 배려를 많이 해주니까 학습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네비웍스의 학습근로자는 4년제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대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학교 수업 세 과목, 온라인으로 한 과목, 회사 현장실습 교육 한 과목 등을 모두 수강해 총 1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일반 대학의 방학에 해당하는 여름학기와 겨울학기에 한 과목씩을 더 이수해 한 해에 36학점, 4년 동안 144학점을 이수해야 학사학위를 딸 수 있다. 문 팀장은 “토요일 학교 수업을 2번 결석하면 회사에 공문이 오고 회사가 학교에 사유서를 써내야 할 정도로 학사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