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금처럼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무조건 대학 가지 말고 취업해 일하면서 능력개발을 위해 나중에 대학 가는 시스템으로 교육 훈련 제도의 틀을 바꾸자는 겁니다.”

이성기(사진) 한국산업인력공단 능력개발이사는 13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학습병행제는 단순한 직업훈련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바꾸는 제도”라며 이렇게 말했다. 공단은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1700여 기업을 관리·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이사는 “제도 추진 과정에서 한국의 현실에 적용 가능한 시스템을 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일학습병행제는 독일·스위스의 도제식 기술교육시스템을 벤치마킹한 제도다.

그러나 독일·스위스와 우리나라의 문화적 토양은 많이 다르다. 이 이사는 “우리나라는 학구열이 너무 강해서 중학생 99% 이상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만, 독일은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 및 기술교육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단은 고등학교 졸업자에게 초점을 맞춰 일학습병행제를 추진 중이다.

이 이사는 “학위에 목을 매기보다는 능력중심 사회로 가야 한다는 지향점은 독일·스위스와 같지만, 한국의 사회문화적 현실에 맞춰야 제도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일학습병행제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성과를 지켜보고 점차 고등학교 재학생으로 대상을 넓혀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