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최근 공안사건 등에서 보이고 있는 수사 방해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 하에, 피고인에게 허위 진술과 묵비권 행사를 종용한 변호사들에게 이례적으로 징계를 청구했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민변은 간첩사건 등에서 변호를 도맡으면서 검찰과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검찰은 민변이 피고인들에 대한 수시 접견과 진술 조작을 통해 수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민변의 간첩사건 수사 방해는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이번에 징계가 청구된 장경욱 변호사는 2006년 일심회 사건, 2011년 왕재산 사건 등 간첩단 사건을 맡으면서 검찰 수사를 지속적으로 방해해 왔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 등 민변 변호사들은 왕재산 수사 당시 국가정보원이 출입금지 조치를 취하자 13건이나 준항고를 제기하고, 수사관의 말투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강압수사’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공안 검사 출신 함귀용 변호사는 6일 “과거 수사를 할 때 보면 민변 변호사 여러 명이 교대로 접견을 신청해 수사할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들어서는 민변 변호사들이 간첩 사건 피고인 등에게 진술 번복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장 변호사가 여간첩 혐의를 받았던 이모(39) 씨를 만나, 이 씨의 의사에 반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신청했다. 최근 장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 씨, ‘북한 보위부 직파 간첩 사건’ 홍모(40) 씨 사건 등은 모두 국정원과 검찰에서의 진술이 법정에서 뒤집히면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 관계자는 “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간첩 사건에서는 웬만한 검사보다 전문가로, 유죄 요건이 까다롭다는 것을 알고 실체적 진실과 관계 없이 피고인들에게 무죄 받는 요령을 알려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변은 이석기(52) 통합진보당 의원이 주축이 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사건 변호와 헌법재판소에 청구된 통진당 해산 심판 사건 대리도 맡고 있다. 공안당국 관계자는 “과거 운동권 출신 민변 통일위원회 멤버가 중심이 돼 각종 공안 사건을 전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권 반대 등 정치적 목적이 강한 집단으로, 민변 내부에서도 이들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이와 관련, 조영선 민변 사무총장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장 변호사가 징계 신청된 사건은) 피고인에게 법상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알려준 것”이라며 “헌법상의 권리를 행사하라고 변론하는 것을 위법하고 허위진술을 강요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