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남녀의 임금 격차(2013년 기준 29.5%) 중 52.1%는 근속연수 등 생산성 차이 때문이고, 성차별에서 오는 임금격차도 31.3%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5일 ‘성별 임금격차 원인 분석’이라는 고용동향보고서에서 남녀 임금 격차에 근속연수(25.7%)와 나이(12.0%), 학력(11.4%) 등 생산성 차이(총 52.1%)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생산성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 성차별적 임금격차(31.3%)도 작지 않았다. 남성이 자신의 생산성보다 더 받는 임금 프리미엄도 16.6%에 달했다. 고용정보원은 2013년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항목별로 같은 고용조건일 경우 성별 임금격차가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박진희 고용정보원 고용정보센터장은 “2013년 기준으로 한국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70.5% 수준인데 임금격차의 상당 부분은 임신과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이 불안정한 형태로 고용시장에 재진입하면서 생긴다”며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여성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1만2310원이었다. 이에 반해 남성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1만7450원이었다. 나이별로 보면 15세부터 24세까지 여성이 조금 더 많은 임금을 받다가 25세 이후부터 남성의 임금이 여성을 추월하기 시작한다. 30대 초반에는 5% 정도의 임금 격차를 보이다가 35세부터 39세까지 20%가량 임금격차가 벌어진다. 40대가 되면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55% 수준으로 떨어진다.

임금격차는 근속연수의 차이에 기인한다. 근속연수별로 보면 여성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근속 3년 미만에 분포해 있지만 남성근로자는 절반 이상이 근속 4년 이상에 분포해 있다. 근속연수별 임금지수를 비교하면 근속이 길어질수록 남녀 모두 비슷한 수준의 임금 상승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여성도 동일사업장에서 사업장 내부 숙련이 축적되면 임금상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