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상학(오른쪽)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지난 10월 25일 경기 파주시 인근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비판하는 진보단체를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한 정찰총국의 이른바 ‘제거 대상 1호’다. 3일 국회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중에도 그의 주위에는 관계기관 요원이 경호하고 있었다. 그가 북한 당국의 표적이 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10월부터라고 한다. 당시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세계 공산권 자유민주투사들을 초청하는 자리에 초청됐다. 그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이 그를 칭찬하면서 CNN 등 서방 언론에 알려진 것을 북한 당국이 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부시 대통령에게 대북전단 10장을 선물로 들고 갔죠. 외부 정보로부터 봉쇄된 세상에 하늘을 이용해서 진실을 보낸다고 했더니,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폭정에서 눈과 길을 잃은 주민들에게 빛을 주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극찬을 했죠.”

그가 방미 전 연평도에서 북한으로 대북전단 20만 장을 날렸는데, 귀국 후 돌아와 보니 남북한 군사회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사태가 커졌다는 것이다. “북한 측에서 대북전단 박스를 남한 측 대표에게 집어 던졌다고 하더군요. 북 측에서는 박상학을 내세워서 이런 짓 하는 것을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때부터 생난리 아니겠어요.”

박 대표는 2011년 북한 요원이 포함된 살해조로부터 암살당할 뻔했던 사실도 전했다. 정찰총국 요원의 협박을 받은 탈북자 등이 그를 서울 신논현역 3번 출구로 불러내 독침 등으로 살해하려 했던 것이다. 당시 탈북자들은 잡혔지만 북한 요원은 달아났다고 한다.

“독침, 독총, 독약 등 3가지를 가져왔다고 들었어요. 1차로 독약, 실패하면 독침, 도망칠 경우 마지막 단계로 독총으로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저를 살해한 뒤 남한산성 검단산에 매장하려고 했고 사전답사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정보당국이 사전정보를 입수, 대비책을 강구해 미연에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북한 창덕학교에서는 저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놓고 학생들이 때려 패는 장면이 조선중앙TV에 보도되기도 했어요. 1개 사단을 동원해서라도 저를 살해하라는 얘기도 있다고 하네요. 어디 그뿐인가요. 사무실에 비둘기, 쥐를 잡아서 보내는 등 부지기수죠.” 등골이 오싹한 얘기를 그는 태연하게 했다.

방승배 기자

△북한 양강도 혜산시 출생 △1992년 평양 김책공대 체신(정보·통신)학부 졸업 △북한 ‘김일성사회주의 청년동맹’ 중앙위 선전선동부 부원 △2000년 2월 한국 입국 △2005∼2007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대표 △2008년 2월 자유북한운동연합 창립 △2013년 제2차 ‘하벨인권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