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환담 황교안(오른쪽)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인권심포지엄에 참석해 유기준(가운데) 새누리당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與, 야당 협조 이끌어내 정부조직법 원안 사수
野, 세월호법 실리챙기고 정부 발목잡기 비판 피해

여야는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의 ‘빅딜’을 통해 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31일 ‘세월호 3법’ 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세월호특별법은 새누리당이 양보하는 대신 정부조직법에서는 새누리당이 정부의 원안을 상당 부분 지켜냈다. 특히 30일까지 협상에서 합의되지 않고 남아있던 막판 쟁점이었던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원회의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 임명권과 소방방재청의 국가안전처로의 편입 여부는 막판 여야 의원총회를 거쳐 원내지도부 간 회동을 통해 합의에 이르렀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은 유가족 추천 인사가 맡기로 한 가운데,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직에 대해 새누리당은 여야·유가족 추천 인사가 아닌 대법원장이 추천한 2인 중 1인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새정치연합에서는 위원들의 호선을 통해 사실상 야권과 유가족에 가까운 인사가 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맞섰다.

소방방재청의 경우도 새누리당은 정부 원안대로 해경과 함께 외청을 해체하고 조직을 통째로 신설될 국가안전처 내 차관급 본부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새정치연합은 외청으로 존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결국 여야는 이날 오후 의총을 거쳐 새누리당의 주호영 정책위의장·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새정치연합의 백재현 정책위의장·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간 2+2 회동을 통해 하나씩 주고받는 ‘빅딜’을 이뤄냈고 최종적으로 이완구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이를 추인함으로써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협상은 양측 모두 ‘윈윈(win-win)’한 협상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정부조직법의 원안을 거의 지켜낸 데다 협상 시한인 이달 말까지 야당의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정부에 일할 환경을 만들어 주고 남은 정기국회에서 예산안과 법안 처리도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다. 새정치연합에서도 내부적으로 “세월호특별법 협상은 유족들도 동의할 수 있는 내용으로, 거의 퍼펙트하게 받아냈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최대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많다. 정부조직법의 경우도 자칫 협상 시한을 넘겨서까지 야당의 주장을 고수할 경우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역풍이 불 수 있었는데, 이를 미연에 방지했다는 평이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협상 타결 분위기를 잡았다. 이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세월호 3법 처리를 약속한 날인데 쉽진 않겠지만 잘하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여야의 정쟁 대상이 아니며 유가족과 국민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해서는 안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기·윤정아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