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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수학능력평가에서 세계지리를 선택한 학생은 모두 3만7684명이고 8번 문항 오답자는 1만8884명이다. 교육부는 이 문제를 모두 정답처리 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구제책이다. 등급이 바뀌는 학생에 대한 구제책을 먼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오답자를 모두 정답 처리할 경우 등급이 상승하는 학생이 4800여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단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의 협조를 받아 내년에 새로 정원 외로 입학시키는 방법이 유력하다. 그 방안 중 지난 2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밝힌 안이 눈길을 끈다. 성 총장은 ‘피해 학생이 확인된다면 구제조치를 할 것이냐’는 질의에 “문제가 잘못돼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법적 시효 문제와 별도로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주는 게 정당하다”고 대답했다. 이는 특별법이 제정되면 이에 맞춰 정원 외 입학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 중 구제대상자가 있을 경우 대학과 협의해 정원 외로 편입학을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법적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교육부는 박홍근·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국감에서 이들 학생 구제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정치권에 요청, 이들 학생의 구제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입법은 청문회 등 다양한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지만 의원 입법은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법적 조치가 완료되고 대학들이 양해한다면 이들을 2015학년도 각 대학 특별 전형으로 구제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새로 산정한 점수를 학생과 대학에 통보한 뒤 학생이 떨어진 대학에 합격이 가능한 점수가 나올 경우 이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도 간단치 않다. 구제대상이 된 수험생의 점수와 등급을 보고 해당 대학의 합격이 가능한지를 다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이 구제되는 시점이 2015학년도 대학입시와 맞물려 있어 대학 내의 혼선도 우려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문제는 정시에 떨어진 경우인데 이럴 경우 대학별로 전형을 다시 해야 한다”며 “게다가 정원 외 입학에다 편입 등 다양한 요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문제가 된 문항이 오류가 있는 교과서 내에서 출제된 만큼 선행학습금지법 시행 이후 ‘교과서 내 출제’라는 원칙 속에서 오류가 다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