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행사를 개최한 이데일리·경기과학기술진흥원·행사 대행사인 플랜박스 등의 주요 관계자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법인을 포함한 관련자 금융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이데일리 본부장 등 행사 주관사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을 소환조사해 책임 여부를 가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경찰은 20일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를 개최한 이데일리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행사 대행업체인 플랜박스 등 이번 사고 주요 관계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금융 계좌, 신용카드 내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를 통해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 협찬금 내역은 물론, 행사 관계자들 사이에 오간 금품 내역과 명목 등을 집중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지금까지의 수사 진행상황을 감안하면 오는 23일쯤에는 출국금지 대상자 6명 중에서 첫 형사입건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데일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행사 관련 결재 문건을 분석하고, 회사 내부 의사 결정 과정에 있는 본부장 등에 대한 조사 이후 곽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곽 회장을 상대로 행사 관련 보고가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곽 회장이 통상적인 보고를 받는 수준을 넘어, 행사 기획 및 개최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2005년 11명이 압사하고 145명이 부상당한 ‘경북 상주 압사 사고’의 사법 처리 수위 등을 적극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2006년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근수 전 상주시장에게 금고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김모 MBC PD에 대해 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사건에서 행사 총책임자가 관련 보고를 받고도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을 경우 총책임자에 대해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한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후 사고현장 환풍구에서 추락하지 않고 남은 철제 덮개가 어느 정도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물의 강도와 접합 상태 등을 감식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성남 = 김대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