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유가족협의체와 사고대책본부가 보상 등에 전격 합의했지만,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책임을 둘러싼 경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한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지,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은 없는지, 누가 최종 책임자인지 등이 경찰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사고 핵심 책임자 규명 = 21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 등에 따르면 환풍구 추락사고 때 열린 행사의 주최자를 규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도와 성남시의 공동 주최 여부는 이번 사고의 책임 소재는 물론, 유가족 및 부상자에 대한 보상비율을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경찰이 신중하게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성남시가 사고 이틀 전인 15일 1100만 원 광고를 이데일리 홈페이지에 게재하기 위해 언론재단에 의뢰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데일리 측이 경기과학기술진흥원에 보낸 행사 협조요청 공문에 경기도가 공동 수신자로 명시돼 있는 사실도 파악했다. 그러나 성남시는 행사 지원 비용 명목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집행된 ‘행정광고’ 명목 비용이었다고 부인하고 있고, 경기도도 행사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속도 내는 부실시공 수사 = 환풍구 철제 지지대 부실시공 여부도 경찰 수사의 중요한 축이다. 시공 자체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행사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공연 관계자뿐만 아니라 환풍구 시공회사 관계자까지 형사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경찰은 환풍구 사고 현장의 철제 덮개와 이를 지탱하는 하부 십자형 앵글을 육안 감식한 결과 용접상 문제를 확인했다. 경찰은 부실시공 여부와 함께 환풍구 시공 과정에서 불량 자재가 쓰였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시공사와 환풍구 공사를 맡은 하청업체, 공사 감리업체 등으로부터 환풍구 설계도면과 공사 시공도면 등을 임의제출 받았다.

성남 =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