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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사랑하는 폴 포츠에게 2014년은 아픈 해다. 그 역시 멀리에서나마 지난 4월 발생한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소식을 듣고 애를 끓였다.

그는 인터뷰 도중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언급하자 “알고 있다”며 “정말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고 말하며 얼굴에 맴돌던 미소를 거뒀다. 그러면서 그는 상처 입은 한국인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곡으로 ‘위대한 사랑(Un amore cosi grande)’과 ‘물망초(Non Ti Scordar Di Me)’ 그리고 ‘홈(Home)’을 추천했다. 아름다운 가사를 갖춰 듣고 있노라면 다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송’이다.

폴 포츠는 “감정이 풍부한 한국인들은 음악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추천곡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면서 “이 세 곡은 상처가 난 가슴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한 기간 중 서울시청과 광화문도 다녀왔다. 그곳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노란 리본 물결을 보았다. 폴 포츠의 수행을 맡았던 한국인 직원은 “폴 포츠는 노란 리본을 보며 한동안 말을 잊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역경을 딛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킨 그에게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고 운을 뗀 그는 “과연 나에게 성공이란 어떤 의미인지 분명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돈이 될 수도 있고 유명세가 될 수도 있다. 남들이 원하는 성공의 기준과 내 것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만의 길을 찾아 질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 이루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휴대전화 판매원이었지만 가수가 되겠다는 바람을 잃지 않았던 그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 건 단순히 노래를 잘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현실화시키는 열정 때문이다.

폴 포츠는 “케이크를 만드는 재료는 누구나 살 수 있다. 하지만 재료를 버무려 케이크를 만드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며 “꿈이라는 재료도 마찬가지다.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재료를 계속 다듬고 매만져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