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경제를 흔들고 있는 ‘차이나 임팩트’(중국 충격)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그 동안 ‘중국 특수’에 기대어 노후된 산업구조를 재편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며 “국내 경제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과 이근 서울대 경제연구소 소장은 10일 문화일보와의 특별대담에서 차이나 임팩트를 “한·중·일 3국의 분업구조에서 중국이 산업고도화로 이탈하며 발생하는 필연적 현상”으로 분석하면서 “대규모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중국이 일깨워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별대담은 지난 7일 진행됐다.

정 이사장은 대담에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중국을 구세주로 여겨 ‘중국 특수’에 탐닉해 착시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정부나 기업이 최소한 5∼10년 앞을 보고 가야 하는데, 중국이 커지면 우리는 계속 덕을 볼 것이란 자만에 빠져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 소장은 “한국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나니 ‘선발자의 함정’에 빠져 새로운 것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중국은 이것을 기회의 창으로 이용했고, 우리는 대응 시기를 놓쳤다”고 분석했다.

차이나 임팩트에 대한 대응책과 관련, 정 이사장은 “경제정책의 의사결정 메커니즘부터 노사문제, 관료사회, 금융산업 등에서 전반적인 경제 생태계가 굳어 있어 이대로 가면 조만간 1∼2%대 저성장 시대로 빠져들고 만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근 국내 유입이 급증하는 중국 자본의 치명적인 특징은 중국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성격이 짙다는 것”이라며 “중국 자본 유출입에 대한 관리와 통제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