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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가도의 잠룡들로 꼽히는 일부 시·도지사들의 행보도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치인 출신 일부 시·도지사들은 취임초부터 튀는 스타일로 주목을 받고 있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입지를 다진 단체장들은 다양한 정치 현안에 대해 발언을 쏟아내며 중앙 정치권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본업인 행정에 전념하기보다 대권가도 사전 정지작업에 열중하는 듯한 단체장들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방미기간에 지방정부 차원의 대북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외교가 더 이상 중앙정부의 전유물이 아닌데다 독일 통일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시민단체의 역할이 컸던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대권을 향한 박 시장의 포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남북관계와 같은 국가적 이슈에 색다른 해결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정치적 입지 제고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지난 6·4 지방선거 과정에서 차기 대권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바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정치적 행보도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지사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의 잇단 분란 속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각종 언론 인터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증세, 세월호특별법 등 민감한 국정 현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히며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국회 정책토론회, 당원 행사, 대학생 특강 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안 지사의 이런 행보에 대해 충남도의회 일부에서는 “국가 위기를 논하기에 앞서 내포 도청신도시의 위기부터 챙겨야 한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강정마을 해군기지사업 반대 주민 끌어안기를 시도하면서 대권행보를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으며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도 현안보다는 계파 중심의 당운영 비판이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가 중점적으로 논의해야 할 대상 등을 제시하며 중앙정치권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시·도지사들이 차기 대권후보군의 유력 주자로 부각되면서 벌써부터 자치 행정의 정치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며 “광역행정 책임자들의 과도한 정치행보의 피해자는 결국 주민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 전국종합